부모님이 이혼한 것이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다음은 『어린이마음약사』라는 책에서 읽은 구절입니다.

*교사가 교실의 마음약사로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가장 많이 이야기한 주제는 부모의 이혼이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마음이 상한 아이들의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하시면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떻게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지 교과서에는 제대로 설명되어 있지 않고, 어른들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고민을 읽으면서 몇 년 전 우리 반에 있던 승재 학생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승재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학교에 오던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폭염에 숨쉬기조차 힘든 어느 여름날, 그는 머리부터 등까지 땀을 흠뻑 흘리며 학교에 왔다.

쉽사리 문을 열지 못한 채 교실 앞에 서 있던 승재는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요즘 학교에 늦게 가는데… 무슨 일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선생님이 너무 걱정되거든요.” 텅 빈 교실에 들어가 한동안 손을 잡고 위로하자 승재는 떨리는 목소리로 “학교 가면 집이 불타버릴까봐…”라고 말했다.

너무 불안해요. 그래서 학교에 오는 대신 집에 10~20번씩 돌아가서 확인했어요. 우리 부모님은 맨날 싸워요. 그 사람들이 이혼해서 우리 집이 불타버리면 어쩌지? “그럼 나와 남동생은 어디로 가서 살까요?” 큰 소리로 울고 있는 승재를 끌어안았을 때 느꼈던 뜨거운 체온을 잊을 수 없다.

그 더운 날 집 안을 돌아다니며 확인하고 또 확인하느라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그날 밝게 타오르고 새까맣게 변한 것은 집이 아닌 승재의 작은 마음이었다.

자녀는 부모의 이혼을 겪게 되면 자신이 살던 집이 불타거나 자신이 서 있는 땅이 무너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낍니다.

내 영혼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 『어린이심장약국 – 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책 처방』에서 발췌

초등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그림책 처방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작가.

“선생님… 나… … “사실 오늘 죽고 싶었는데 드디어 학교에 갔네요.” 지연은 말하자마자 눈물을 흘렸고, 깜짝 놀라 어깨에 팔을 두르며 무슨 일이냐고 묻자 부모님이 이혼해 아빠와 함께 지내고 어젯밤에 지내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혼자 있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아버지가 함께 죽기를 밤새도록 기도했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이 교실에 앉아 얼마나 외로웠겠습니까. 아침부터 수업 내내 옆에 있었는데,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더니 “1교시부터 6교시까지… .. … .” 그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교실에 있으면 이렇게 마음이 상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친구들과 미묘한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밤새도록 소리 지르고 싸우고,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는 듯한 부모님과 간신히 교실에 들어섰다.

부모님의 이혼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부모님의 이혼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혼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하거나 엄마 아빠의 말씀을 더 잘 듣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바뀔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때 좀 더 잘했더라면…’… 자책과 후회로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중략) ‘두 사람의 불변의 사랑의 법칙’을 기억하세요. 엄마, 아빠가 이혼하더라도 여전히 엄마, 아빠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두 사람에게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혼으로 인해 영혼의 기초마저 불타버릴까 봐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너와 엄마, 너와 아빠 사이의 두 사람의 포옹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 『어린이심장약국』에서 발췌

(사진제작=가굴)

마음이 상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회복될 수 있도록 최고의 약 처방을 나누고 싶어서 이 글을 썼습니다.

*동굴*